[기고] 악마는 왜 프라다를 입는가
- 등록일23.03.24
본문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윤희종 홍보팀장
성공한 중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가 이제는 젊은 세대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 명. 최소한 인구 10명에 한 명은 골프를 즐기는 셈이다. 특히 이중 2030세대도 115만 명에 달한다.
수도권만 봤을 때 그린피만 20만원 중반 이상에 달하는데다 캐디피, 왕복 교통비, 식사비 등을 고려하면 1인당 라운드 비용은 어림잡아도 50만원이 가까이 소비하게 된다. 여기에 골프장비와 의류 구입비용, 레슨, 연습장 비용까지 포함시키면 기하급수적으로 비용이 증가한다. 그럼에도 2030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현상을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상류층이 되고 싶거나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로 인해 특정상품을 구매하여 상류층으로 보이기 위한 심리를 말하는데 예를 들면 원룸에 살아도 차는 외제차를 타고 싶어 하는 등의 자기 처지에 맞지 않는 명품 추종 심리를 나타내는 용어다.
골프에 파노플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골프가 귀족 스포츠로 시작된 기원 때문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저비용 구조를 지닌 나라들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골프 특유의 고비용 구조가 만들어 낸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파격적인 골프장 건설 규제 완화와 같은 방법으로 골프장이 이웃나라 일본처럼 많아져서 우리 골프산업의 고비용 구조가 완전히 사라지고 골프가 진정한 대중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골프라는 스포츠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진 자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국민들의 마음 속에 인식되어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방금 내린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에 대해 구매를 꺼리게 되는 스노브 효과(snob effect)가 발현될 것이다. 스노브(snob)는 속물이라는 뜻인데 계급이 존재하던 시절 다른 사람과 특히 계급이 낮은 사람들과 차이를 두고 싶은 속물근성이 나타나 타인과 차별화를 위해 소비하는 것을 말하는데 골프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된다면 오히려 MZ세대 뿐만 아니라 골프 인구가 전체적으로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사람들은 스노브 효과로 인해 또 다시 타인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골프산업 전반에서 파노플리 효과에만 의지해 터무니 없는 고비용 구조를 유지한다면 결국 한계점에 다다른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고 떠날 것이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이 파노플리 효과로 인해 불티나게 팔리던 중고 외제차 수요들을 얼어 붙게 만들어 중고차 시장의 경색을 가져왔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업계와 정부가 합심하여 파노플리 효과와 같은 사회경제적 현상이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는 적정한 방법을 찾아 골퍼가 골프를 통해 타인과 차별화를 느껴 만족감을 얻고 상승욕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골프업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어떤 스포츠는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싸구려 스포츠고 골프는 고급 스포츠다 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재단하자는 것이 아니다.
골프를 스크린에서 처음 접한 사람이 필드에 나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저렴한 골프장을 이용하다가 중간급의 골프장을 가보고, 최종적으로 최고급 골프장까지 경험해 보고자하는 지속적인 계단식 상승욕구가 나타날 수 있도록 다양성이 상존하는 골프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골프 대중화를 강조하며 골프 대중화야말로 골프의 보편적 가치인 것처럼 골프 산업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세뇌하려 하지만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지고 하는 전시행정일 뿐이다.
예술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 K-pop과 같은 우리 대중문화가 전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지만 예를들어 영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오페라 유령’의 사례를 보면 문화의 고급화를 통해서 얻어지는 가치는 한 국가나 도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적인 가치창출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지속가능한 문화적 가치를 거시적 안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대중성에 편승하여 골프를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은 진보도 아니고 평등도 아니다. 오히려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는 골프산업 종사자들에게 골프가 가진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작금의 현실 속에서 골프가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지속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대중스포츠인지 고급스포츠인지하는 어설픈 스포츠 복지 포퓰리즘의 잣대가 아니라 수준 높고 품격 있는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현명한 정책판단을 통해 물꼬를 터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관건은 정부가 실행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성공한 중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가 이제는 젊은 세대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 명. 최소한 인구 10명에 한 명은 골프를 즐기는 셈이다. 특히 이중 2030세대도 115만 명에 달한다.
수도권만 봤을 때 그린피만 20만원 중반 이상에 달하는데다 캐디피, 왕복 교통비, 식사비 등을 고려하면 1인당 라운드 비용은 어림잡아도 50만원이 가까이 소비하게 된다. 여기에 골프장비와 의류 구입비용, 레슨, 연습장 비용까지 포함시키면 기하급수적으로 비용이 증가한다. 그럼에도 2030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현상을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상류층이 되고 싶거나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로 인해 특정상품을 구매하여 상류층으로 보이기 위한 심리를 말하는데 예를 들면 원룸에 살아도 차는 외제차를 타고 싶어 하는 등의 자기 처지에 맞지 않는 명품 추종 심리를 나타내는 용어다.
골프에 파노플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골프가 귀족 스포츠로 시작된 기원 때문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저비용 구조를 지닌 나라들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골프 특유의 고비용 구조가 만들어 낸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파격적인 골프장 건설 규제 완화와 같은 방법으로 골프장이 이웃나라 일본처럼 많아져서 우리 골프산업의 고비용 구조가 완전히 사라지고 골프가 진정한 대중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골프라는 스포츠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진 자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국민들의 마음 속에 인식되어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방금 내린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에 대해 구매를 꺼리게 되는 스노브 효과(snob effect)가 발현될 것이다. 스노브(snob)는 속물이라는 뜻인데 계급이 존재하던 시절 다른 사람과 특히 계급이 낮은 사람들과 차이를 두고 싶은 속물근성이 나타나 타인과 차별화를 위해 소비하는 것을 말하는데 골프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된다면 오히려 MZ세대 뿐만 아니라 골프 인구가 전체적으로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사람들은 스노브 효과로 인해 또 다시 타인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골프산업 전반에서 파노플리 효과에만 의지해 터무니 없는 고비용 구조를 유지한다면 결국 한계점에 다다른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고 떠날 것이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이 파노플리 효과로 인해 불티나게 팔리던 중고 외제차 수요들을 얼어 붙게 만들어 중고차 시장의 경색을 가져왔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업계와 정부가 합심하여 파노플리 효과와 같은 사회경제적 현상이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는 적정한 방법을 찾아 골퍼가 골프를 통해 타인과 차별화를 느껴 만족감을 얻고 상승욕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골프업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어떤 스포츠는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싸구려 스포츠고 골프는 고급 스포츠다 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재단하자는 것이 아니다.
골프를 스크린에서 처음 접한 사람이 필드에 나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저렴한 골프장을 이용하다가 중간급의 골프장을 가보고, 최종적으로 최고급 골프장까지 경험해 보고자하는 지속적인 계단식 상승욕구가 나타날 수 있도록 다양성이 상존하는 골프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골프 대중화를 강조하며 골프 대중화야말로 골프의 보편적 가치인 것처럼 골프 산업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세뇌하려 하지만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지고 하는 전시행정일 뿐이다.
예술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 K-pop과 같은 우리 대중문화가 전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지만 예를들어 영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오페라 유령’의 사례를 보면 문화의 고급화를 통해서 얻어지는 가치는 한 국가나 도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적인 가치창출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지속가능한 문화적 가치를 거시적 안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대중성에 편승하여 골프를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은 진보도 아니고 평등도 아니다. 오히려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는 골프산업 종사자들에게 골프가 가진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작금의 현실 속에서 골프가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지속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대중스포츠인지 고급스포츠인지하는 어설픈 스포츠 복지 포퓰리즘의 잣대가 아니라 수준 높고 품격 있는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현명한 정책판단을 통해 물꼬를 터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관건은 정부가 실행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