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읍참마속’
- 등록일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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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윤희종 홍보팀장
최근 징계 중인 윤이나 선수의 출전 정지 기간이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경된 뉴스를 보고 문득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떠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톰 행크스 주연의 1998년 전쟁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 영화의 교과서이자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주인공 밀러 대위와 그의 대원들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3형제가 전사하고 적진에서 실종된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 라이언 일병을 구출해 오라는 미 행정부의 특별한 임무를 맡게되고 동료들의 희생으로 힘겹게 적진을 뚫고 라이언 일병을 끝내 구해내는 줄거리다.
수 없이 반복해서 봤던 영화지만 볼 때마다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목숨 걸고 라이언을 구하러 가는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지 끊임없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영화다.
윤이나는 지난해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대회 1라운드 15번 홀에서 오구(誤球)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한 달이 지나서야 실토했다.
일단 본인 골프공이 아닌 것으론 절대로 플레이하지 않는 게 골프의 기본 매너이자 룰이라는 점을 몰랐을 리는 없는 데다 프로급 골퍼들이 대회 출전 시 쓰는 골프공에는 본인의 것이라는 확실한 표시가 되어있기 때문에 남의 골프공과는 절대로 착각할 일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려 1달 동안 조용히 있다 골프계 이곳저곳에서 소문이 돌자 부랴부랴 늦장 신고한 꼴이라 빼도박도 못하는 고의적 비매너 플레이 및 부정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결과적으로 대한골프협회(KGA)는 윤이나에게 3년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윤이나는 징계를 수용하기로 밝혔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역시 3년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윤이나 사건은 전 세계 골프 역사에 기록으로 남은 최악의 치팅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3년의 징계도 경징계라는 여론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 후 1년이 지나고 3년 출장정지는 1년 6개월 정지로 감경됐다.
이 대목에서 윤이나 선수와 견주어 봤을 때 스타성이나 기량이 윤이나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윤이나가 저질렀던 플레이를 했더라면 징계위원회에서 골프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징계를 감경해줬을지 의문이다.
윤이나라는 선수와 다른 선수들의 실력과 스타성, 미래에 대한 전망 가치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룰 위반과 골프 이미지 실추에 대한 가치는 스타 선수건 무명 선수건 할 것 없이 공평하게 다뤄져야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골프가 신사의 스포츠라고 해서 명백한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에도 신사처럼 점잖게 호소할 필요는 없다.
삼국지 관련 고사성어 ‘읍참마속’은 법은 예외 없이 엄격하게 집행해야 법의 위엄이 선다는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한 번의 실책으로 데뷔전을 망쳤다는 이유로 마속을 참하는게 너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속은 단순히 데뷔전을 망친게 아니다. 명령에 따라야 하는 룰을 어겼다가 국가의 대업을 크게 그르친 것이기 때문이다.
동진의 역사가 습착치는 법보다 인재가 우선이라며 제갈량을 비판했지만 청나라의 명사 홍량길은 마속은 명을 거역한데다 죄를 피해 도망갔으니 처벌되는게 마땅하다며 습착치의 평을 그르다고 평가했다.
지금 당장 대형 스타 선수가 한국여자골프를 리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너무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차별 없는 법과 원칙의 적용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근간이 되고 골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 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잘못의 경중에 따라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할 수도 있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무관용 원칙의 잣대를 들이대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다만 양자택일 해야하는 딜레마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선택적으로 적용된다면 스포츠 정신은 더욱 퇴보하게 될 것이다.
출처 :http://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75
최근 징계 중인 윤이나 선수의 출전 정지 기간이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경된 뉴스를 보고 문득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떠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톰 행크스 주연의 1998년 전쟁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 영화의 교과서이자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주인공 밀러 대위와 그의 대원들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3형제가 전사하고 적진에서 실종된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 라이언 일병을 구출해 오라는 미 행정부의 특별한 임무를 맡게되고 동료들의 희생으로 힘겹게 적진을 뚫고 라이언 일병을 끝내 구해내는 줄거리다.
수 없이 반복해서 봤던 영화지만 볼 때마다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목숨 걸고 라이언을 구하러 가는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지 끊임없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영화다.
윤이나는 지난해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대회 1라운드 15번 홀에서 오구(誤球)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한 달이 지나서야 실토했다.
일단 본인 골프공이 아닌 것으론 절대로 플레이하지 않는 게 골프의 기본 매너이자 룰이라는 점을 몰랐을 리는 없는 데다 프로급 골퍼들이 대회 출전 시 쓰는 골프공에는 본인의 것이라는 확실한 표시가 되어있기 때문에 남의 골프공과는 절대로 착각할 일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려 1달 동안 조용히 있다 골프계 이곳저곳에서 소문이 돌자 부랴부랴 늦장 신고한 꼴이라 빼도박도 못하는 고의적 비매너 플레이 및 부정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결과적으로 대한골프협회(KGA)는 윤이나에게 3년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윤이나는 징계를 수용하기로 밝혔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역시 3년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윤이나 사건은 전 세계 골프 역사에 기록으로 남은 최악의 치팅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3년의 징계도 경징계라는 여론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 후 1년이 지나고 3년 출장정지는 1년 6개월 정지로 감경됐다.
이 대목에서 윤이나 선수와 견주어 봤을 때 스타성이나 기량이 윤이나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윤이나가 저질렀던 플레이를 했더라면 징계위원회에서 골프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징계를 감경해줬을지 의문이다.
윤이나라는 선수와 다른 선수들의 실력과 스타성, 미래에 대한 전망 가치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룰 위반과 골프 이미지 실추에 대한 가치는 스타 선수건 무명 선수건 할 것 없이 공평하게 다뤄져야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골프가 신사의 스포츠라고 해서 명백한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에도 신사처럼 점잖게 호소할 필요는 없다.
삼국지 관련 고사성어 ‘읍참마속’은 법은 예외 없이 엄격하게 집행해야 법의 위엄이 선다는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한 번의 실책으로 데뷔전을 망쳤다는 이유로 마속을 참하는게 너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속은 단순히 데뷔전을 망친게 아니다. 명령에 따라야 하는 룰을 어겼다가 국가의 대업을 크게 그르친 것이기 때문이다.
동진의 역사가 습착치는 법보다 인재가 우선이라며 제갈량을 비판했지만 청나라의 명사 홍량길은 마속은 명을 거역한데다 죄를 피해 도망갔으니 처벌되는게 마땅하다며 습착치의 평을 그르다고 평가했다.
지금 당장 대형 스타 선수가 한국여자골프를 리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너무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차별 없는 법과 원칙의 적용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근간이 되고 골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 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잘못의 경중에 따라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할 수도 있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무관용 원칙의 잣대를 들이대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다만 양자택일 해야하는 딜레마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선택적으로 적용된다면 스포츠 정신은 더욱 퇴보하게 될 것이다.
출처 :http://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