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U의 기준이 정답이 아닌 이유
- 등록일24.01.26
본문
2024년 1월 15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 2회 부산지역 12곳 골프장을 대상으로 농약잔류량을 검사한 결과, 토양과 수질 총 208건 시료 중 잔류농약이 185건이 검출되었다며 특정 골프장의 이름까지 언급해가면서 농약으로 인해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특히 골프장 검사시료 중 25건에서 ‘이프로디온’이 검출되었으며 EU(유럽연합)에서는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여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고 유독·발암성·생물농축 등의 위험이 있다고 보도하였다.
언뜻 보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한국골프장경영협회나 한국잔디연구소와 같은 전문기관에 팩트체크 절차 없이 기사화하여 국민들을 호도하고 골프장 경영에 차질을 빚게하는 시선끌기식 기사가 검증 없이 보도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입장이다.
해당기사에 대한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설 한국잔디연구소의 검토의견에 따르면 EU는 이프로디온을 Pesticide blacklist로 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U 잔류허용기준 0.01ppm 이하)
하지만 미국, 호주, 남아공은 제품설명서에 발암 의심이라 기재하고 사용 중이며 일본, 대만, 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별도의 규제가 없이 통용되고 있다. EU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잔디밭뿐만 아니라 과수, 채소류 등 다양한 농작물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프로디온은 농약관리법에 의거 다양한 독성 및 잔류검사를 통과하여 47가지 농작물에 등록되어 사용 중이며, 독성분류 상 독성이 가장 낮은 저독성 농약에 해당되며 어독성도 가장 낮은 3급에 해당하고 골프장에서 합법적으로 사용 중인 농약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1998년 이프로디온을 발암가능성이 있는 group 2B 물질로 분류하고 사용하고 있는데 발암가능물질의 분류는 총 5단계, 1 등급, 2A 등급, 2B 등급, 3 등급, 4등급으로 구분되며, 2B 등급은 발암성 검사 없이 국가기관에 등록하여 규정에 맞게 사용 가능하다.
눈여겨 볼 것은 카페인, 콜라, 김치, 전자파 등도 2B 군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B 등급으로 분류했더라도 2A 등급 이상이 아니면 발암성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또 일본은 발암성, 돌연변이원성, 기형유발성, 환경호르몬에 대한 보고는 없으며, 대만은 2016년 SDS(Safety data sheet)의 발암성 시험에서 발암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나라도 “물질안전보건자료”에서 발암성가능성 2B군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규정에 맞게 등록하여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
잔류독성에 있어서도 국내 골프장 잔류농약 검사는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토양 및 수질을 채취하여 연 2회 투명하게 실시하고 있다. 잔류농약 검사품목은 28개 품목으로 23개 품목은 잔디에 등록된 농약으로 합법적으로 사용 가능하며(이프로디온 포함) 나머지 5개 품목은 잔디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으로 검출 시 위법이다.
따라서, 잔디용으로 등록된 농약이 토양 중에 검출된다고 해도 적법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전혀 없다. 또 잔류농약은 유독·발암성·생물농축 등의 위험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프로디온의 잔류 반감기(half-life)는 시설재배에서 3.3일, 연못 등 수중에서는 5일 이내로 단기간에 분해되며, 토양에서도 7~23일 이내로 짧은 기간내에 분해되기 때문에 토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뉴스 검색창에 EU라고 검색해보면 언론들은 환경 관련 EU의 기준이 절대 선인 것 마냥 덮어놓고 다른 나라나 국내의 기준은 엉터리라는 식의 선동적인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가 EU의 기준에 맞추라는 법이 없음에도 EU에서 금지하는데 국내에서 허용하는 것이 있으면 난리법석이다.
언론에서 EU의 엄격한 환경 기준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 판단한다면 국내법을 충실히 지키면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체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국회나 정부에 EU의 기준에 맞는 법을 제정하라고 압박하는게 맞다.
언론이 그렇게 떠받드는 EU의 녹색규제에 정작 유럽의 시민사회에서는 녹색반발로 대응하고 있다. 급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정당들의 지지도가 오르는 추세다. 독일에선 친환경 정책에 중점을 둔 독일 녹색당 지지율이 작년 여름 23%에서 최근 17%까지 떨어졌다. 스페인에선 극우로 분류되는 복스당이 EU의 환경정책을 앞장서 공격하고 있다.
또 EU 내에서는 고위험 농약 사용 규제를 강화해오면서 해당 고위험 농약들의 ‘EU 내 사용’은 금지하나 ‘EU 밖’, 특히 제3세계 국가들에 수출되는 것은 사실상 허용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내로남불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EU 국가들 스스로는 세계 속에서 ‘유기농업 실천 모범사례’로서 자리매김하면서 정작 다국적 농화학기업들의 고위험 농약을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아시아 대륙 내 국가들로 떠넘기는 것이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들에는 침묵하면서 국내법을 준수하며 성실히 경제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골프장 뿐만 아니라 기업체들을 비난 선동의 표적으로 삼는 언론의 저의가 심히 우려스럽다.
###
·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윤희종 홍보팀장
*기사원문- https://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