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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캐디로의 새 인생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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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너스CC 캐디1기 신정아

저보다 많은 경험과 자신만의 노하우, 그리고 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오면서 캐디로서 성실히 살아오신 선배 캐디님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겪었던 캐디로의 경험이 후배 캐디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저는 2000년 그러니까 제 나이 스무 살에 처음 캐디를 시작해 5개월 정도 일을 하다가 슬럼프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6년 다시 캐디라는 직업을 찾게 되었고 ‘캐디세상(daum 카페)’에서 정말 꿈같은 디아너스CC의 모집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다시 캐디를 시작한다면 그곳은 디아너스CC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디아너스CC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합격하고 싶은 마음에 이력서의 경력을 조금 속였습니다. 면접을 보고 합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하늘을 난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물론 당연히 합격될 거라 생각하신 분들도 많았겠지만 저에겐 큰 행운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렇게 캐디 교육은 시작되었고 자신만만하던 제게 서브교육 때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머리에서는 하라고 시키는데 손이 말을 듣질 않고 여기저기서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린위에서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캐디 교육 받으면서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나 자신이 너무 창피하고 한심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최종테스트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져서 투(Two)캐디를 나가게 되었죠. 울기도 많이 울고 때려치우고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원하던 디아너스였기에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투캐디 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혼자였으면 더 외롭고 힘들었을 18홀을 동료가 함께 있었고 고객님들께서도 더 잘해주셨습니다. 드디어 이제 혼자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워낙에 회원님들께서 매너 좋은 분들이 많아 저의 잘못에도 조용히 넘어가 주셨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젊은 분들을 모시게 되었는데 조용히 속닥거리던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를 두고 하시는 말씀 이였습니다. '언니가 얼굴만 예쁘지 일은…….' 일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눈물보이면 삼류라는 말이 떠올라 꾹꾹 참았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집에 가서 교육 때 보던 책 다시 보고 주위 캐디들에게 헷갈리던 거리나 라이 물어보았습니다. 일하면서도 잘 치시는 분 나가면 거리랑 라이 또 물어보았습니다. 자존심을 버렸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 자만심을 버렸다고 하는 게 맞습니다.

말투와 행동은 캐디 교육 때 배운 그대로 했습니다. 내가 틀려도 죄송하다고 했고 내가 틀리지 않아도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18홀 내내 뛰어다니면서도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파도 고객님들께는 거친 숨소리 한 번 낸 적 없고 힘든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습니다. 늘 웃으면서 고객님들 대하니까 저를 대견해하시고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저인데 말이죠.

저에겐 기억에 남는 회원님이 한 분 계십니다. 혼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라운드가 끝나고 회원님께서는 고견카드에 ' 캐디의 순수한 마음으로 동심에 세계에 들어온 것 같았다'라는 말을 적으셨습니다. 이건 칭찬도 아니고 서비스인이 들어야 할 말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 달 후 이 회원님을 또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를 기억하시고는 "지난번에 애기 같다 그랬는데 또 만났네" 하시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역시 그 말은 칭찬이 아니었습니다. 자존심이 상해 첫 홀부터 긴장했습니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신중했습니다. 역시 일할 때는 느슨한 마음보다 긴장상태가 더 좋습니다. 그 날 고견카드에는 '지난번보다 캐디분의 진행솜씨가 매우 좋아 매끄럽고 순탄하게 경기를 진행시키는 자세가 매우 좋으며 겸손합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몇 달 후 그 분을 또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를 칭찬해 주시고 기억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그 날 고견카드에는 '늘 웃음 잃지 않고 성실하므로 베스트 캐디로 추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회원님 덕분에 나의 일에 보람을 느끼고 아주 즐거워졌습니다. 저의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그 힘들던 거리나 라이도 제 말대로 척척 맞아 들어갔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더 나아져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도 저는 늘 일하면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고객님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저에겐 특별한 노하우란 없습니다. 교육 때 배운 마스터님과 부마스터님의 노하우가 전부입니다. 배운 그대로 행동했을 뿐이며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고객님이 언짢아 하실까봐 더 뛰고 더 웃고 더 배운 것뿐입니다.

때로는 교육 효과가 떨어지거나 나태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마스터님의 '이왕 할 거면 즐기자!', 부마스터님의 '지금 당장 하는 일에 충실하자'라는 말이 생각합니다. 저와의 사적인 자리에서의 하신 말씀이지만 이 말을 떠올리면 왠지 힘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새로운 인생을 도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나의 삶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끼게 해준 디아너스C.C에게 감사드립니다. 캐디로서의 새 인생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끈기를 가지고 삶의 나침반을 맞춰 오늘도 웃는 얼굴로 고객들을 맞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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