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16.10.18 조회수8,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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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대중골프장협회의 '몽니 부리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에 입장할 때 붙는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가 화두다. 개별소비세 1만2000원을 비롯해 교육세와 농특세 각각 3600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920원 등 총 2만1120원이다. 바로 골프계가 '한국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체육훈장을 받는 시대에 골프장은 여전히 카지노와 같은 사행성 오락시설로 취급받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세금이다.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7일 개정안을 발의해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전국 골프장 입장객은 3300만명을 넘었고, 골프산업 규모 역시 25조원으로 전체 스포츠산업의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개소세는 골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리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이 참가해 '유망주들의 연습라운드에도 부담이 크다'고 힘을 보탰다.
대중골프장협회는 그러나 지난달 26일 임시총회에서 반대 성명을 채택하고, 국회 등 각계 각 층을 찾아 오히려 저지에 앞장서고 있다. '개소세 폐지는 회원제를 위한 특혜이자 대중제를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다. 대중제의 그린피를 인하해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골프대중화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여기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점이다. 개소세는 골프장 수입이 아니라 골퍼들이 내는 세금이다. 회원제는 또 회원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다. 회원이든 비회원이든 개소세가 폐지되면 그만큼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대중제를 위협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개소세의 비중은 극히 일부분이다. 회원제는 차별화가 충분할 만큼 이미 중과세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세제혜택으로 그린피를 낮춘 대중제를 통해 골프대중화에 앞장선다는 취지 역시 무색하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곳이 대중제인 남해 사우스케이프라는 게 아이러니다. 주말에는 39만원을 받는다. '꿈나무 육성'은 말뿐이다. 송암배(대구골프장)와 허정구배(남서울골프장) 등 한국골프의 토양을 다지는 대표적인 아마추어골프대회는 모두 회원제가 개최하고 있다.
골프업계는 더욱이 지난달 28일 부정청탁금지법 시행과 함께 찬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시점이다. 대중제로서도 신규 골프인구를 유입해 '파이를 키우는' 쪽이 미래지향적이다. '대중골프장협회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집행부의 무능력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소모전보다는 카트와 캐디선택제 확산 등 비용을 더 절감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쪽이 가성비가 높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제는 숲을 볼 때가 됐다.